채권 금리와 주가의 관계, 금리가 오르면 주가는 정말 떨어질까
국고채 3년물 금리와 코스피를 1999년부터 월 단위로 전부 계산했습니다. 금리가 오른 달의 61.6%에서 주가도 올랐고, 금리가 오른 해 8번 중 7번은 코스피가 상승했습니다. 금리 상승을 악재로 만드는 것은 상승 그 자체가 아니라 금리가 오르는 이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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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연 2.75%입니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국고채(정부가 돈을 빌리며 발행하는 채권) 가운데 만기가 3년인 3년물 금리는 8월 24일 기준 3.84%입니다. 중앙은행이 정한 값보다 1%포인트 넘게 높은 금리로 나라의 채권이 거래되고 있고, 국고채 금리가 급등했다는 기사에는 주식시장 걱정이 따라붙습니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주가는 떨어진다는 공식 때문입니다.
그 공식이 실제로 얼마나 맞았는지는 세어 보면 나옵니다. 이 글은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 (새 창에서 열림)의 국고채 3년물 금리와 코스피를 1999년부터 올해 8월까지, 27년 치를 월 단위로 전부 계산한 결과로 답합니다.
시장이 매일 다시 정하는 금리
채권은 나라나 회사가 돈을 빌리면서 언제 얼마를 갚겠다고 약속한 증서입니다. 약속된 이자와 원금은 발행할 때 정해져 바뀌지 않지만, 증서 자체가 시장에서 사고팔리기 때문에 값은 매일 바뀝니다. 채권 금리는 지금 가격에 그 채권을 사면 만기까지 연 몇 %를 버는지를 나타낸 숫자라서, 채권 가격이 내려가면 금리는 올라가고 가격이 올라가면 금리는 내려갑니다.
기준금리와는 정하는 주체가 다릅니다. 기준금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년에 여덟 번 회의를 열어 정하고, 국고채 금리는 국고채를 사고파는 시장이 거래일마다 다시 정합니다. 이렇게 시장에서 정해지는 금리를 시장금리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두 금리는 수시로 벌어집니다. 지금 기준금리가 2.75%인데 국고채 3년물은 3.84%, 10년물은 4.34%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 국고채 3년물 금리
- 한국은행 기준금리
2026년 7월 · 국고채 3년물 3.758% · 기준금리 2.75% · 국고채 3년물이 1.01%포인트 높음
월별 수치 표로 보기
| 기준월 | 국고채 3년물 | 기준금리 | 국고채 3년물 빼기 기준금리 |
|---|---|---|---|
| 2021-09 | 1.593 | 0.75 | +0.84 |
| 2021-10 | 2.103 | 0.75 | +1.35 |
| 2021-11 | 1.799 | 1 | +0.80 |
| 2021-12 | 1.798 | 1 | +0.80 |
| 2022-01 | 2.189 | 1.25 | +0.94 |
| 2022-02 | 2.242 | 1.25 | +0.99 |
| 2022-03 | 2.663 | 1.25 | +1.41 |
| 2022-04 | 2.958 | 1.5 | +1.46 |
| 2022-05 | 3.027 | 1.75 | +1.28 |
| 2022-06 | 3.55 | 1.75 | +1.80 |
| 2022-07 | 3.009 | 2.25 | +0.76 |
| 2022-08 | 3.685 | 2.5 | +1.19 |
| 2022-09 | 4.186 | 2.5 | +1.69 |
| 2022-10 | 4.185 | 3 | +1.19 |
| 2022-11 | 3.689 | 3.25 | +0.44 |
| 2022-12 | 3.722 | 3.25 | +0.47 |
| 2023-01 | 3.325 | 3.5 | -0.17 |
| 2023-02 | 3.797 | 3.5 | +0.30 |
| 2023-03 | 3.27 | 3.5 | -0.23 |
| 2023-04 | 3.293 | 3.5 | -0.21 |
| 2023-05 | 3.459 | 3.5 | -0.04 |
| 2023-06 | 3.662 | 3.5 | +0.16 |
| 2023-07 | 3.681 | 3.5 | +0.18 |
| 2023-08 | 3.711 | 3.5 | +0.21 |
| 2023-09 | 3.884 | 3.5 | +0.38 |
| 2023-10 | 4.085 | 3.5 | +0.58 |
| 2023-11 | 3.583 | 3.5 | +0.08 |
| 2023-12 | 3.154 | 3.5 | -0.35 |
| 2024-01 | 3.261 | 3.5 | -0.24 |
| 2024-02 | 3.385 | 3.5 | -0.12 |
| 2024-03 | 3.322 | 3.5 | -0.18 |
| 2024-04 | 3.529 | 3.5 | +0.03 |
| 2024-05 | 3.452 | 3.5 | -0.05 |
| 2024-06 | 3.182 | 3.5 | -0.32 |
| 2024-07 | 3.004 | 3.5 | -0.50 |
| 2024-08 | 2.953 | 3.5 | -0.55 |
| 2024-09 | 2.811 | 3.5 | -0.69 |
| 2024-10 | 2.936 | 3.25 | -0.31 |
| 2024-11 | 2.607 | 3 | -0.39 |
| 2024-12 | 2.596 | 3 | -0.40 |
| 2025-01 | 2.573 | 3 | -0.43 |
| 2025-02 | 2.566 | 2.75 | -0.18 |
| 2025-03 | 2.569 | 2.75 | -0.18 |
| 2025-04 | 2.267 | 2.75 | -0.48 |
| 2025-05 | 2.347 | 2.5 | -0.15 |
| 2025-06 | 2.452 | 2.5 | -0.05 |
| 2025-07 | 2.46 | 2.5 | -0.04 |
| 2025-08 | 2.426 | 2.5 | -0.07 |
| 2025-09 | 2.582 | 2.5 | +0.08 |
| 2025-10 | 2.716 | 2.5 | +0.22 |
| 2025-11 | 2.991 | 2.5 | +0.49 |
| 2025-12 | 2.953 | 2.5 | +0.45 |
| 2026-01 | 3.138 | 2.5 | +0.64 |
| 2026-02 | 3.041 | 2.5 | +0.54 |
| 2026-03 | 3.552 | 2.5 | +1.05 |
| 2026-04 | 3.595 | 2.5 | +1.09 |
| 2026-05 | 3.731 | 2.5 | +1.23 |
| 2026-06 | 3.703 | 2.5 | +1.20 |
| 2026-07 | 3.758 | 2.75 | +1.01 |
자료: 한국은행 ECOS, 시장금리(국고채 3년물)와 국제 주요국 중앙은행 정책금리. 표시 구간은 2021년 9월부터 2026년 7월까지이고, 국고채 3년물은 각 달 마지막 거래일의 값이고, 기준금리는 월말 기준이라 결정한 달과 표기가 한 달 어긋날 수 있습니다.
뉴스가 채권 금리라고 부르는 것은 대개 이 국고채 금리이고, 그중에서도 만기 3년의 3년물과 만기 10년의 10년물입니다. 서울경제 8월 23일 자 기사 (새 창에서 열림)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3년물 국고채 금리에 제일 영향을 준다고 적었습니다. 만기가 짧을수록 한국은행의 결정 전망을 따라 움직이고, 길수록 성장과 물가, 나라의 재정 사정을 따라 움직입니다.
금리가 오른 달에 코스피는 어떻게 움직였나
국고채 3년물 금리와 코스피 지수를 1999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받아, 달마다 마지막 거래일 값을 전달과 비교했습니다. 어느 한쪽이 전달과 같아 방향이 없는 달을 빼면 329개월이 남습니다.
금리가 오른 146개월 가운데 코스피가 함께 오른 달은 90개월(61.6%)입니다. 금리가 내린 183개월 중에서는 94개월(51.4%)에 그칩니다. 공식대로라면 금리가 내린 달에 주가가 더 잘 올라야 하는데, 결과는 반대쪽이 높습니다.
연 단위로 넓혀도 그림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2000년부터 2025년까지 연말 금리가 전년 말보다 오른 해는 8번이고, 그중 7번은 코스피도 올랐습니다. 금리가 내린 해 18번 중 코스피가 오른 해는 11번입니다. 금리의 방향만으로는 주가의 방향이 갈리지 않았습니다.
코스피가 반 토막 난 해에 금리는 어디로 갔나
금리가 어느 쪽으로 움직였느냐만큼, 얼마나 크게 움직였느냐도 봐야 합니다. 국고채 3년물이 1년에 1%포인트 이상 움직인 해는 일곱 번이고, 크게 움직인 해일수록 두 값의 관계가 선명합니다.
| 해 | 국고채 3년 변화(%포인트) | 코스피 등락 |
|---|---|---|
| 2000 | -2.33 | -50.9% |
| 2004 | -1.54 | +10.5% |
| 2005 | +1.80 | +54.0% |
| 2008 | -2.33 | -40.7% |
| 2009 | +1.00 | +49.7% |
| 2010 | -1.03 | +21.9% |
| 2022 | +1.92 | -24.9% |
코스피 최악의 두 해가 눈에 띕니다. 지수가 반 토막 난 2000년과 40.7% 무너진 2008년은 금리가 가장 크게 내린 해였습니다. 두 해 모두 2.33%포인트씩 떨어졌습니다. 반대로 금리가 크게 오른 2005년과 2009년에 코스피는 각각 54.0%와 49.7% 뛰었습니다. 크게 움직인 해일수록 금리와 주가는 반대가 아니라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두 값을 움직이는 공통의 원인이 있어서 생기는 일입니다. 경기가 무너지면 기업 이익 전망이 꺾여 주가가 떨어지고, 돈을 빌리려는 수요가 줄고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려 채권 금리도 떨어집니다. 경기가 살아나면 그 반대가 한꺼번에 일어납니다. 2000년은 정보기술주 거품이 꺼진 해였고 2008년은 세계 금융위기의 해였습니다. 채권 금리는 주가를 움직이는 원인이라기보다, 주가와 나란히 같은 경기를 비추는 또 하나의 계기판에 가깝습니다.
공식이 크게 맞은 해는 2022년 하나입니다. 물가 급등을 잡느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여러 차례 올린 해였고, 경기가 좋아서 금리가 오른 것이 아니라 성장 전망은 그대로인 채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바꾸는 할인율만 높아졌습니다. 그런 해에 주가는 떨어집니다. 완결된 기준금리 사이클 12번을 계산한 금리 인상·인하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에서 확인한 것과 같은 결론입니다. 공식이 틀렸다기보다, 금리가 왜 움직이는지라는 조건을 생략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를 올린 날 채권 금리가 내린 이유
한국은행은 7월 16일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2.75%로 올렸습니다 (새 창에서 열림). 그런데 그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 3.87%에서 3.85%로 오히려 조금 내렸습니다. 시장이 인상을 이미 가격에 넣어 두었기 때문입니다. 채권을 사고파는 사람들은 발표를 기다리지 않고, 전망이 생기는 즉시 거래에 반영합니다.
지금 3년물이 기준금리보다 1%포인트 넘게 높은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서울경제가 8월 23일 경제·경영학 교수와 채권시장 전문가 20명에게 물은 설문에서 13명(65%)이 8월 27일 금통위의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습니다. 그 기사가 인상 전망의 배경으로 앞세운 것은 3%를 웃도는 강한 성장세와 여전히 불안한 물가였습니다. 시장금리는 이 예상과 그 너머의 인상 가능성까지 미리 반영해 3.8%대에 올라와 있습니다.
선반영은 발표 뒤의 방향도 뒤집을 수 있습니다. 다음에 실린 연합인포맥스 8월 21일 기사 (새 창에서 열림)에서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금통위의 0.25%포인트 만장일치 인상을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연속 인상 뒤에는 4분기 동결 전환 가능성을 기대한다며, 인상 이후 단기적으로는 채권 금리를 끌어내리는 압력이 커질 것으로 봤습니다. 예상된 인상이 실현되고 나면, 시장이 반영할 것은 이미 지나간 결정이 아니라 다음 국면이기 때문입니다. 기준금리를 올린 날 채권 금리가 내리는 그림은 이번에도 되풀이될 수 있습니다.
금리 상승이 악재가 되는 조건
올해도 금리 상승과 주가 상승이 나란히 가는 해입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월 첫 거래일 2.94%에서 8월 24일 3.84%로 0.90%포인트 높아졌고, 코스피는 작년 말 4,214.17에서 같은 날 6,696.96으로 58.9% 올랐습니다. 방향은 표의 2005년, 2009년과 같습니다.
다만 이 동행이 깨진 날들도 올해 8월에 있었습니다. 8월 19일 코스피는 하루에 5.80% 떨어졌는데, 방아쇠는 한국은행이 아니라 급등한 미국 장기 국채 금리였고, 다음 날 곧바로 반등했습니다. 이 이틀의 폭락과 반등은 금리 인상·인하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자세히 다뤘습니다. 8월 24일에도 코스피는 하루에 3.12% 내렸고, 비즈니스코리아 마감시황 (새 창에서 열림)은 미국발 국채 금리 급등과 관세 전쟁 격화라는 대외 악재가 동시에 덮쳤다고 적었습니다. 그런데 19일과 24일 두 날 모두 한국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오히려 내렸습니다. 8월 19일에는 3.85%에서 3.80%로, 8월 24일에는 3.85%에서 3.84%로입니다. 주식에서 빠져나온 돈이 채권으로 옮겨 가면 채권 가격이 올라 금리는 내려갑니다. 채권 금리가 주가를 떨어뜨렸다는 말이 나온 날조차, 한국의 채권 금리는 원인이 아니라 결과였습니다.
27년 치 계산을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금리가 오른 해 여덟 번 가운데 일곱 번은 코스피가 금리와 같은 편에 섰고, 반대편에 선 해는 물가가 금리를 끌어올린 2022년 하나였습니다. 갈림길은 금리의 방향이 아니라 금리를 움직인 이유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8월 27일 금통위의 결정이 어느 쪽이든, 위의 표가 그다음 날 코스피의 방향까지 알려 주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지난 27년 어디에도, 금리가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주식 걱정부터 시작할 근거는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