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와 환율은 반대로 움직일까, 최근 다섯 번을 확인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환율이 내린다고 배웁니다. 한국은행 자료로 최근 다섯 번의 기준금리 변경 전후를 직접 계산해보니 결정 당일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고, 한 달 뒤에도 한 번은 정반대였습니다.
곳간지기11분 읽기
금리 뉴스를 보고 환율을 검색하는 이유는 대개 하나입니다. 지금 달러를 사야 하는지 기다려야 하는지 알고 싶어서입니다. 그런데 검색해서 나오는 설명은 대부분 금리가 오르면 환율이 내린다는 한 문장에서 멈춥니다. 그 문장이 실제로 맞았는지 확인한 글은 찾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직접 계산했습니다. 한국은행이 공개하는 기준금리 변경 이력과 일별 환율 통계로, 최근 다섯 번의 기준금리 변경 전후에 원과 달러 환율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세어봤습니다.
교과서가 말하는 경로
원리 자체는 단순합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원화로 된 예금과 채권의 수익이 커지고, 그 수익을 찾는 돈이 들어오려면 달러를 팔고 원화로 바꿔야 합니다. 원화를 사려는 사람이 늘면 1달러를 사는 데 필요한 원화가 줄어드니 환율은 내려갑니다.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새 창에서 열림)의 설명도 같습니다. 금리를 내리면 반대로 돈이 빠져나가고 환율은 오릅니다.
정책을 만드는 쪽도 이 관계를 전제로 둡니다. 2026년 7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한 위원은 환율 및 가계부채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금리 인상 시점과 폭을 결정해 나가야 할 것 (새 창에서 열림)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위 공식은 우리 금리가 미국보다 높아지는 상황을 가정합니다. 실제로는 2026년 7월 인상 직전 한국이 연 2.50%, 미국이 3.50%와 3.75% 사이로 상단 기준 1.25%포인트 차이 (새 창에서 열림)가 났고, 0.25%포인트를 올려도 우리 금리는 여전히 1%포인트 낮습니다. 금리를 올리는 것과 미국보다 높아지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대부분의 설명은 여기서 끝납니다. 문제는 이 원리가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언제 나타나느냐입니다.
결정 당일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습니다
한국은행이 공개하는 기준금리 변경 이력에서 최근 다섯 번을 뽑고, 같은 기관의 일별 환율 통계로 결정일과 그 전 영업일을 비교했습니다. 쓰는 값은 은행 창구 환율이 아니라 시장 거래를 평균해 고시하는 매매기준율입니다.
| 결정일 | 기준금리 변경 | 당일 매매기준율 | 전일 대비 | 20영업일 뒤 | 그동안 변화율 |
|---|---|---|---|---|---|
| 2024년 10월 11일 | 3.50% → 3.25% | 1,349.4원 | +1.6원 | 1,399.1원 | +3.68% |
| 2024년 11월 28일 | 3.25% → 3.00% | 1,396.8원 | -4.4원 | 1,462.9원 | +4.73% |
| 2025년 2월 25일 | 3.00% → 2.75% | 1,429.2원 | -4.9원 | 1,469.6원 | +2.83% |
| 2025년 5월 29일 | 2.75% → 2.50% | 1,374.6원 | +6.3원 | 1,356.4원 | -1.32% |
| 2026년 7월 16일 | 2.50% → 2.75% | 1,488.8원 | -3.4원 | 1,414.9원 | -4.96% |
전일 대비 칸을 먼저 봅니다. 다섯 번 모두 7원을 넘지 않았고 가장 큰 것이 6.3원으로 0.46%였습니다. 방향도 어긋납니다. 금리를 내린 2024년 11월과 2025년 2월에는 환율이 오히려 내렸으니, 공식대로라면 올라야 할 인하일 네 번 중 두 번이 반대였습니다.
발표 내용이 이미 알려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금융통화위원회 일정은 연초에 공표되고 결정 며칠 전이면 전망이 한 방향으로 쏠립니다. 2026년 7월 인상을 앞두고 나온 기사도 한국은행이 직전 금통위에서 매파적 동결을 결정한 직후부터 인상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장에 예고한 상태 (새 창에서 열림)라고 적었습니다. 예상된 것은 가격에 미리 반영되므로 발표 순간에 움직일 것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한 달 뒤에는 방향이 나타납니다, 한 번만 빼고
같은 표의 오른쪽 두 칸이 20영업일, 그러니까 약 한 달 뒤입니다. 여기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금리를 내린 네 번 중 세 번은 환율이 2.83%에서 4.73% 사이로 올랐고, 금리를 올린 2026년 7월에는 73.9원, 4.96% 내렸습니다. 다섯 번 중 네 번이 공식과 같은 방향입니다.
어긋난 것은 2025년 5월 29일입니다.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내렸는데 한 달 뒤 환율은 18.2원, 1.32% 내렸습니다. 원화가 약해져야 하는데 오히려 강해졌습니다.
다섯 번 중 네 번이면 꽤 쓸 만해 보입니다. 그런데 각 시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면 이야기가 뒤집힙니다.
움직임을 만든 것은 금리가 아니었습니다
가장 크게 오른 2024년 11월 28일 인하부터 봅니다. 한 달 뒤 환율은 66.1원 올랐는데, 그사이 12월 3일 밤에 비상계엄이 선포됐습니다. 일별 수치를 보면 인하 다음 날인 11월 29일 1,394.7원에서 12월 2일 1,395.1원까지 거의 제자리였다가, 12월 4일 1,403.4원, 12월 5일 1,413.0원, 12월 10일 1,433.2원으로 계단식으로 올랐습니다. 금리를 내린 직후가 아니라 정치적 사건 뒤에 상승이 시작됐습니다.
다만 이 수치가 반응 속도까지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매매기준율은 주간거래를 평균한 값인데 계엄 선포는 밤 10시 넘어 있었고 서울 외환시장 주간거래는 오후 3시 30분에 끝납니다. 실제로는 계엄 사태 직후인 12월 4일 새벽 야간거래에서 환율이 일시적으로 1,446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새 창에서 열림). 시장은 몇 시간 만에 반응했고 낮 시간대 평균이 그 폭을 완만하게 보이게 만들었을 뿐입니다. 12월 3일 값 1,402.0원을 근거로 쓰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66.1원 가운데 절반은 12월 10일 이후에 붙었는데, 그 구간을 끌어올린 것은 계엄이 아니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이듬해 인하 폭 전망을 4회에서 2회로 줄이며 단행한 매파적 금리 인하 (새 창에서 열림)였습니다. 이것도 금리이긴 합니다. 다만 한국은행 금리가 아니라 미국 금리입니다.
공식과 반대로 움직인 2025년 5월 29일도 다른 사건이 먼저 있었습니다. 인하 사흘 전 기사에서 환율은 이미 미국발 관세 충격 우려가 다시 고조되면서 1,360원대 중반까지 하락 (새 창에서 열림)한 상태였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9선까지 내려와 있었습니다. 달러가 세계적으로 약해지는 흐름이 진행 중이었고 한국은행의 인하는 그 흐름을 돌려세우지 못했습니다.
공식이 가장 잘 맞은 것처럼 보이는 2026년 7월이 특히 그렇습니다. 금리를 올린 뒤 한 달간 환율이 73.9원 내렸으니 교과서 그대로인데, 그 하락을 다룬 기사들이 원인으로 든 것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아니었습니다. 파이낸셜뉴스에 실린 뉴스1 기사는 하락세를 주도한 것은 국내 달러 수급의 급격한 변화였다 (새 창에서 열림)고 못을 박았습니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에 상장한 주식예탁증서(ADR)의 환전 물량, 조선업체의 해외 수주대금,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가 한꺼번에 쏟아졌고 (새 창에서 열림), 여기에 미국과 일본의 엔화 매수 개입이 겹쳐 원화 약세 심리가 꺾였다는 것이 앞의 뉴스1 기사가 든 설명입니다.
국내 수급만 작용한 것은 아닙니다. 미국의 7월 비농업 일자리가 예상치 8만 명 증가와 달리 2만 3,000명 감소 (새 창에서 열림)로 나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9월 금리 인상 기대가 후퇴했고 달러가 약해졌습니다. 다만 결정타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고용 지표는 8월 7일에 나왔는데 73.9원의 하락 가운데 70.0원이 그 전에 이미 끝나 있었고, 발표 뒤 첫 거래일인 8월 10일에는 오히려 1.3원 올랐습니다.
방향을 뒤집은 것은 국내 수급이었습니다. 8월 7일에는 달러인덱스가 오르고 국제유가가 3.8% 급등한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9월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와 대외 여건이 오히려 환율 상승 요인에 가까웠는데도 환율이 내렸습니다 (새 창에서 열림). 국내 달러 수급의 힘이 대외 변수를 압도했다는 것이 그 기사의 설명입니다.
세 사례가 같은 말을 합니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바꾼 뒤 환율이 움직인 것은 맞지만, 그 움직임을 만든 것은 계엄이고 관세였고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였습니다. 금리가 등장할 때도 2024년 12월의 미국 연방준비제도, 2026년 8월의 미국 금리 인상 기대처럼 전부 미국 쪽이었습니다. 나머지 두 번(2024년 10월, 2025년 2월)은 따지지 않았으니 확인한 것은 다섯 중 셋인데, 그 셋에서 한국은행의 결정을 원인으로 지목한 기사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환율이 낮을 때 사두면 되는가
환율이 쌀 때 미리 달러를 사두면 좋다는 말을 듣고 그렇게 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게 맞는 판단이었는지는 오래 확신이 없었습니다. 이 자료를 보면서 분명해진 것은, 같은 말로 불리는 두 가지 다른 행동이 섞여 있다는 것입니다.
쓸 곳이 정해진 돈을 미리 바꾸는 것은 지출 계획입니다. 반년 뒤 유학 자금이나 예정된 해외 결제가 있다면 언제 얼마씩 바꿀지는 그 지출 일정이 정합니다. 어차피 나갈 돈이므로 값을 잘못 잡아도 손실이 아니라 기회비용입니다.
쓸 곳 없이 오를 것 같아서 사두는 것은 다릅니다. 방향에 거는 것이고, 그러려면 지금이 낮다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낮다는 것을 무엇에 견줘 말하는지가 문제입니다.
기사들이 2026년 8월 초 환율을 10개월 만의 최저라고 적은 근거는 8월 7일 주간거래 종가 1,416.1원이 지난해 10월 2일 이후 가장 낮았다 (새 창에서 열림)는 하루치 값입니다. 그런데 한국은행 통계로 2024년 9월 한 달 평균 매매기준율은 1,334.8원이었습니다. 1,410원대는 하루치로 보든 달 평균으로 보든 그보다 80원 넘게 높으니, 2024년을 기준으로 삼는 사람에게 지금은 최저가 아니라 여전히 비싼 값입니다. 같은 숫자가 기간을 어디서 끊느냐에 따라 반대로 읽힙니다.
폭도 만만치 않습니다. 디지털타임스가 한국은행 통계로 집계한 바로는 2026년 1월부터 7월까지 월평균 변동폭이 47.0원으로 2009년 이후 가장 컸고 (새 창에서 열림), 1월부터 8월 7일까지의 일평균 변동폭도 8.2원이었습니다. 하루에 8원씩 움직이는 시장에서 며칠 차이로 좋은 값을 잡았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아래 위젯에서 어느 구간을 기준으로 삼느냐가 곧 낮다는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2026-08-18 · 1,415.2원
월별 수치 표로 보기
| 월말 기준일 | 원/달러 |
|---|---|
| 2025-08-29 | 1,388.6 |
| 2025-09-30 | 1,402.2 |
| 2025-10-31 | 1,423.2 |
| 2025-11-28 | 1,464.8 |
| 2025-12-31 | 1,434.9 |
| 2026-01-30 | 1,427 |
| 2026-02-27 | 1,424.5 |
| 2026-03-31 | 1,513.4 |
| 2026-04-30 | 1,476.1 |
| 2026-05-29 | 1,505.8 |
| 2026-06-30 | 1,541.5 |
| 2026-07-31 | 1,441.1 |
| 2026-08-18 | 1,415.2 |
자료: 한국은행 ECOS, 매매기준율, 최근 1년 일별 (2026-08-18 기준)
실제 비용도 붙습니다. 은행은 달러를 팔 때와 살 때 값을 다르게 고시하고 그 차이가 환전 비용인데, 환율이 며칠 사이 유리하게 움직여도 이 차이를 넘지 못하면 남는 것이 없습니다. 차이가 얼마인지는 은행과 통화, 우대율에 따라 달라 따로 다룰 주제입니다.
금리 뉴스를 환율에 옮겨 읽는 순서
기준금리와 환율의 관계를 실전에 쓰려면 순서를 이렇게 잡는 편이 낫습니다.
- 금융통화위원회 날짜를 달력에 표시해두지 않습니다. 앞의 다섯 번 모두 그날 움직임이 7원을 넘지 않았습니다.
- 예고된 결정은 발표일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2026년 7월 인상도 한국은행이 미리 시장에 알려둔 상태였다고 파이낸셜뉴스가 적었습니다. 발표일을 기다릴 이유가 없다는 뜻입니다.
- 환율이 크게 움직인 뒤에는 그 시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부터 찾습니다. 계엄, 관세, 대기업의 해외 자금 유입,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미국과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결정이 앞의 사례에서 자리를 차지한 것들입니다.
- 바꿔야 할 돈인지 걸어보는 돈인지 먼저 구분합니다. 앞이면 지출 일정이 시점을 정해주고, 뒤라면 낮다는 기준부터 정해야 합니다.
교과서 설명이 틀렸다는 뜻은 아닙니다. 금리 차이가 자본을 움직인다는 경로는 KDI 설명대로이고 금융통화위원회도 환율을 보면서 결정합니다. 다만 이 글이 확인한 짧은 구간에서는 다른 힘이 훨씬 컸습니다. 이 관계는 환율이 왜 움직였는지 설명할 때 쓰는 재료이지, 다음에 어디로 갈지 맞히는 도구가 아닙니다.
환율이 움직인 뒤 외국인 투자자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은 왜 한국 주식을 파는가 (새 창에서 열림)에서 계산식과 함께 다뤘습니다. 그 반응을 실제 숫자로 확인하는 방법은 외국인 수급 보는 법 (새 창에서 열림)에 정리해뒀습니다.
참고 자료
- https://www.bok.or.kr/portal/singl/baseRate/list.do?dataSeCd=01&menuNo=200643 (새 창에서 열림)
- https://ecos.bok.or.kr/ (새 창에서 열림)
- https://eiec.kdi.re.kr/material/pageoneView.do?idx=1537 (새 창에서 열림)
- https://www.fnnews.com/news/202608041703586694 (새 창에서 열림)
- https://www.fnnews.com/news/202607160602468359 (새 창에서 열림)
- https://www.dt.co.kr/article/12077484 (새 창에서 열림)
- https://www.fnnews.com/news/202608100601203918 (새 창에서 열림)
- https://www.mt.co.kr/economy/2026/08/07/2026080715584114311 (새 창에서 열림)
- https://www.fnnews.com/news/202505260922022888 (새 창에서 열림)
- https://www.segye.com/newsView/20241219506237 (새 창에서 열림)